직장담화12 직장담화 # 16. 참을 수 없는... 대략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겪다 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난다. 그중 정말 대략 난감한 경우는 생리현상에 맞닥뜨렸을 때다. 나는 아닐 것 같지만 불의의 사고는 누구에게나 발생한다. 또 대소변의 신호에는 나라님도 어찌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. 골프는 야외 운동이고, 화장실이 많지 않다.보통 스타트 하우스에 하나,각 코스에 하나씩 있으니 18홀 라운딩 중 화장실을 갈 수 있는 기회는 세 번이다. 고객들은 음료를 많이 마신다. 마치 골프의 국룰인 양 나오시는 분들마다커피를 챙겨오시고한 홀이 끝날 때마다 습관처럼 마신다. 또 가끔은 주류를 싸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그중에 맥주가 가장 많다. 그러니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생리현상에화장실이 있는 홀까지 참는 건 다반사이고급하면 숲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.. 2024. 12. 10. 직장담화 # 15. 직업으로서의 캐디 캐디라는 직업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. 어쩌면 가장 많은 감각을 사용하는 일일 수도 있겠다. 또 그 감각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멀티가 되어야 한다. 처음 캐디를 할 때 그런 감각들이 하나씩 깨어나서 신기했었다. 내가 처음 캐디를 했던 곳은 안개가 자주 끼는 곳이었는데새벽에 일을 나가면 공이 안 보여서 공이 떨어지는 소리로 어디쯤 갔는지 파악하곤 했다.그리고 공이 클럽에 맞는 소리만 가지고도 클럽 페이스의 어느 부분에 맞았는지까지 구분했다. 감각도 집중해서 사용하면 발전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. 캐디의 기본은 볼을 보는 것이다. 볼부터 봐야 그 다음 일이 가능하다. 처음엔 시력이 점점 나빠지는 걸 느꼈다. 아무래도 태양을 정면으로 보거나 작은 볼을 끝까지 집중해서 보다보니 눈에 피로도가 .. 2024. 11. 26. 직장담화 # 12. 남자캐디 내가 처음 캐디를 시작했을 때 내가 다니던 회사는 남자 캐디가 한 명도 없었다. 그때는 투어 프로들 캐디만 남자였지(캐디백을 메야했음)골프 클럽에 일하고 있는 캐디는 대부분 여자였다. 현재는 남자 캐디 비중이 엄청 높아졌고,전 직장에서는 남여 비율이 6:4 정도였다. 물론 남자는 대부분 3부(야간)캐디지만 하우스(1,2부)에도 꽤 있었다. 남자 캐디가 많아진 것이 3부를 운영하거나 운전캐디를 쓰기 시작하면서 부터인지, 혹은 캐디라는 직업이 힘들기 때문에 여자캐디를 지원하는 사람이 줄어들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확실히 남자 캐디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. 캐디가 남자건 여자건 하는 일은 똑같다.헌데 아직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다. 남성 골퍼들은 남자 캐디가 나오면 인사도 하기 전에.. 2024. 11. 23. 직장담화 #10. 위험한 해저드 일화 나에겐 아직도 가슴 철렁한 해저드 일화가 하나 있다. 벌써 8년 전의 일이다.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였지만 날씨가 꽤 추웠다. 플레이어는 6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 네 명이었고, 그중 한 명인 A 씨는 계속 볼에 집착을 하는 게 보였다. 9홀은 별문제 없이 돌았는데후반 첫 홀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. 첫 홀은 그린으로 가기 전에 워터 해져드가 있었다. 세컨샷을 할 때 해저드를 넘겨서 그린에 올려야 하는 홀이다. A고객님의 세컨샷이 해저드의 오른쪽 끝으로 굴러서 들어갔다.나는 해저드로 들어갔으니 로컬룰로 건너가서 치라고 안내를 했다.그리고 그린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 고객님이 걸어가겠다고 하셔서다른 동반자 세 분을 카트에 태우고 그린으로 이동했다. 그날은 날씨가 추워서 카트에 풍운막을 .. 2024. 11. 19. 직장담화 #9. 거리측정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. 캐디 없이 셀프로 골프를 칠 수 있는 클럽이 생겨나면서 일까?아니면 더 이상 캐디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일까? 현재 골프를 취미로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거리 측정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?아마 대부분일 것이다. 거리측정기를 사용하면서 캐디들도 어느 일정 부분은 편리하다. 하지만 제대로 치지도 못하면서 대책 없이 거리만 찍어 댈 때는 정말 고구마 백개를 먹은 느낌이다.내가 찍은 거리를 제대로만 칠 수 있다면 백번을 찍어봐도 상관이 없다. 헌데 내장하는 골퍼 대부분은 측정한 대로 치지도 못하면서 거리를 찍어 댄다.심지어 20m 이내의 거리도 찍고,그린에서도 거리를 찍는다.보고 있으면 정말 한심하다. 5m 10m 도 칠 수 없는 감이라면 과연 골프를 친다고 할 수 있을까? 거리 측정기.. 2024. 11. 18. 직장담화 #8. 홀인원 골프를 친다면 한 번쯤 꼭 하고 싶은 것이 홀인원이다. 골프를 치다 보면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. 운 70%에 기술 30% 라는 말인데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운 좋은 사람 못 따라간다는 걸 골프에서는자주 목격하게 된다. 나는 20년 동안 캐디를 하면서 홀인원을 40번 보았다. 1년에 두 세번 본 적도 있고, 1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. 재미 삼아 내가 몇 번이나 홀인원을 보게 될까 하며 세기 시작한 게 40번에서 끝을 맺었다.그 후 2년 동안 홀인원을 못 보고 퇴직하게 되었다. 홀인원은 볼 때마다 짜릿하다. 내리막 par3 홀은 홀컵에 들어가는 것까지 보여서 소름이 돋기도 한다. 깃대를 맞고 홀컵으로 들어가면서 경쾌하게 땡그랑 소리를 낼 때도 있었다. 홀인원은 평생 한 번.. 2024. 11. 16. 이전 1 2 다음